완도 명사십리해수욕장 반려견과의 평일 산책 후기

 

완도 명사십리해수욕장 후기

고양이, 강아지, 그리고 조용한 5월의 바다

얼마 전 강아지랑 바람 쐬러 완도로 훌쩍 다녀왔어요.
사실 완도는 멀기도 하고 유명 관광지가 몰려있는 것도 아니라 망설였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여행은 ‘딱 하루, 조용히 쉬자’는 마음으로 떠난 거였는데
이곳은 정말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고, 예쁘고, 따뜻한 공간이었습니다.


소나무숲과 벤치, 바다가 나란히 이어진 힐링 구조

명사십리해수욕장은 백사장 뒤로 길게 소나무숲이 이어져 있어요.
그 사이사이에 나무 벤치가 놓여 있어서 그늘 아래 쉬기 딱 좋습니다.
특히 해변을 마주보고 앉는 벤치는 그냥 앉아 있기만 해도 힐링이에요.

바람은 솔솔 불고, 파도는 조용히 밀려오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너무 덥지도 않고, 시원한 햇살이 가득한 봄날엔 정말 완벽했어요.


치킨 먹다보니 고양이가 옆자리에 앉는다?

벤치에 앉아 치킨을 먹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슬쩍 다가오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더라고요.
놀라지도 않고, 뭔가 익숙한 듯 제 앞에 와서 가만히 앉는데
너무 귀엽고 순해서 마음이 스르르 녹았어요.

그러고 보니 해변 근처에 고양이들이 몇 마리 보였는데,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같이 그 공간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고양이와 평화롭게 눈인사를 나누는 바닷가, 좀 감동이었습니다.


반려견과의 산책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강아지를 데리고 바다 산책을 자주 다니는데,
명사십리처럼 걷기 편하고 조용한 해변은 많지 않아요.

백사장이 넓고 부드러워서 발도 안 아프고,
사람이 거의 없어서 리드줄을 짧게 유지해도 산책하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었어요.
강아지는 모래밭 위를 실컷 뛰고 냄새도 맡고
파도 소리에 놀라지 않고 잔잔하게 바다를 바라보더라고요.

아이와 저, 둘 다 기분 좋은 산책이었어요.


5월 평일의 명사십리: 정말 ‘조용함 그 자체’

제가 방문한 시기는 5월의 평일이었어요.
여름 성수기가 아니기 때문에 입장료도 없고,
주차 요금도 없고, 해변에 있는 파라솔이나 벤치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정말 사람이 없어서
해변을 걷다 보면 “이 공간이 내 것 같네?” 싶은 기분이 들어요.
소나무숲에선 새소리가 들리고, 바닷가에선 파도 소리만 반복되는…
조용히 걷고 싶을 때 이보다 좋은 장소는 드물 것 같아요.


여름 성수기에는 파라솔·벤치 유료

비수기에는 모든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성수기인 7월 1일부터 8월 20일 사이에는 일부 요금이 부과됩니다.

  • 파라솔 + 벤치 세트: 15,000원 내외
  •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
  • 샤워장, 튜브 대여 등도 유료로 전환됨

매년 완도군청이나 해수욕장 홈페이지에 공지가 올라오니
여름철 방문을 계획하신다면 꼭 사전 확인하시길 추천드려요.


편의시설도 꽤 잘 되어 있어요

생각보다 깔끔하고 실속 있는 시설들이 해변가에 모여 있어요.

  • 화장실: 깨끗하게 유지되어 있음
  • 샤워장: 성수기엔 유료, 비수기엔 잠겨 있음
  • 탈의실, 개수대, 벤치 구역
  • GS25 편의점: 주차장 옆에 있어서 간식이나 음료 사기 편함

도시에서 벗어나온 느낌은 나는데
시설은 불편하지 않아서,
“아, 이래서 여기가 숨은 명소구나” 싶었어요.


물놀이나 피크닉 시 챙기면 좋은 것들

✔️ 아쿠아슈즈 (해변은 부드러우나 돌이 있는 구간도 있어요)
✔️ 선크림, 모자
✔️ 배변봉투와 강아지 물통
✔️ 여벌 옷, 수건
✔️ 간식과 물
✔️ 돗자리나 휴대용 의자
✔️ 아이와 함께라면 모래놀이 세트나 튜브도 좋을 듯

저는 물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가볍게 발 담그거나, 벤치에 앉아 쉬는 용도로도 충분히 좋았어요.


마무리: 완도 명사십리는 여유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 꼭 맞는 곳

반려견과 함께 조용히 걷고 싶을 때,
고양이들과 조용히 눈인사를 나눌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게 바로 이 명사십리해수욕장이었어요.

누구에게 방해받지 않고,
시끄러운 소음 하나 없이
온전히 바다와 숲과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

여름 전에, 혹은 한여름이 지나고 다시 찾아가고 싶어요.
‘자연이 허락한 쉼’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그런 곳입니다.